문화·예술·교육 그사이 어딘가쯤 서 있던 아홉 명이 만났습니다. 우리는 어떻게 꽤나-잘하는 사이가 될 수 있었을까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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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월 1일, 함이 열렸습니다. 26평의 작은 공간. 작은 계단을 오르면 나타나는 텅 비어있는 하얀 공간이 우리가 만난 함의 첫 모습이었습니다. 차근차근, 우리의 손길로 그 공간을 채워나가기 시작했습니다. 책상이 들어오고 화이트보드가 생기고 벽에 포스트잇을 붙이며 점차 우리의 생각을 담은 공간이 되었습니다.
4월, 5월은 나와 우리를 알아가고 문화예술교육을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.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, 문화예술교육 안에서 나의 정체성은 무엇일지 고민했습니다. 그리고 우리가 함께 모여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논의했죠. 매일 매일 문화예술교육의 과거 현재 미래를 배우고, 그 과정에서 나는 어떤 생각을 갖게 되는지 나누고 토론했습니다. 문화예술교육뿐만 아니라, 서로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. 고민을 나누고 서로를 탐색하면서 함께 응원하고 지지해 나갈 수 있는 팀이 되어가는 과정이었죠.
물론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. 서로를 향해 날 선 대화들이 오가기도 하고, 또 서로를 다독이기도 하면서 우리는 우리를 겪어왔습니다.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점점 순해지고 단단해지는 식물처럼 그 과정을 통해 서로를 이해해갔고 단단한 팀이 되어갔습니다.
우리는 서로의 개별성과 고유성을 존중해주고 싶었습니다.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인정하려고 했고, 이 마음을 문화예술교육을 통해서 보여주기로 했습니다. 그 결과로 “한 사람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하는 문화예술교육”이 탄생했죠. 우리의 한 사람은 당신일 수도 있고 당신과 같은 고민을 가진 누군가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.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어떤 무리가 될 수도 있었고, 꽤나가 당신이 될 수도 있었죠. 결국은 각각의 주체들이 가지고 있는 개별성을 존중하고자 시작한 이야기였으니까요.
함께 추구해 온 문화예술교육의 방향성은 조금 더 있었습니다. 우리는 모두 예술 기반의 작업을 해왔지만, 이곳에서는 기술적인 예술을 가르치고 싶지 않았습니다. 기술보다는 경험을 통해 더 확장된 무언가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고, 그 무언가를 담는 과정은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. 우리의 문화예술교육을 경험하는 사람도, 그 과정을 만들어 나가는 우리도 모두 즐겁기를 바랐습니다. 결국은 모두 각자의 “나”를 위한 과정이니까요.